“욕조 쓸 때만 아랫집 천장이 젖는대요.” 욕조 누수는 물을 많이 쓰는 자리라 아랫집에서 먼저 발견되는 일이 많습니다. 그런데 욕조 물이 아랫집으로 가는 길은 하나가 아니라 넷이고, 압구정·반포 구축 아파트의 조적 욕조와 잠원·청담 신축·리모델링 세대의 조립식 욕조는 그 길의 비중이 다릅니다. 이 글은 네 경로를 집에서 두 가지 시험으로 가르는 법과, 실리콘으로 끝나는 선과 욕조를 들어내는 선을 정리한 것입니다.
욕조 물이 아랫집으로 가는 네 경로
첫째, 욕조 테두리 실리콘. 욕조와 벽 타일이 만나는 모서리의 실리콘이 갈라지면 샤워 물이 그 틈으로 들어가 욕조 뒤 공간에 고였다가 바닥으로 내려갑니다. 둘째, 배수 트랩 연결부. 욕조 바닥 배수구 아래 트랩과 바닥 배관을 잇는 자리로, 욕조 아래 좁은 공간에 있어 새도 보이지 않습니다. 셋째, 벽 속 수전 편심. 욕조 수전이 벽에 꽂히는 편심 뒤 급수 이음부에서 새는 물은 타일 뒤 벽체를 타고 욕조 뒤 공간으로 내려갑니다. 넷째, 조적 욕조 방수층. 벽돌로 쌓고 타일을 붙인 욕조는 안쪽 타일 줄눈과 그 밑 방수층이 물을 막는 전부라, 줄눈이 삭으면 욕조 자체가 물을 흘립니다.
네 경로는 물이 새는 조건이 다릅니다. 실리콘은 벽으로 물이 튈 때, 트랩은 물을 뺄 때, 편심은 수전을 틀 때, 방수층은 물이 담겨 있을 때. 이 차이가 집에서 원인을 가르는 열쇠입니다.
물 채워 두기 vs 물 흘려보내기 — 두 시험으로 갈리는 원인
첫 번째 시험은 채워 두기입니다. 배수구를 막고 욕조에 물을 절반쯤 받아 수위를 테이프로 표시한 뒤 두세 시간 둡니다. 수위가 내려가면 욕조 자체(조적 욕조 방수층·줄눈, 조립식 욕조는 배수구 마개 밑 실링)에서 새는 것이고, 수위가 그대로면 욕조 본체는 아닙니다. 이 시험은 벽으로 물이 튀지 않으니 실리콘과 편심은 배제된 상태입니다.
두 번째 시험은 흘려보내기입니다. 채워 둔 물을 한 번에 빼면서 욕조 옆 점검구(있는 집)나 욕조 앞 바닥, 아랫집 반응을 봅니다. 이때만 새면 배수 트랩 연결부입니다. 그다음 욕조에 물을 받지 않고 수전만 틀어 벽 쪽으로 물을 흘리면 실리콘 갈래가, 샤워기를 벽에 걸어 둔 채 틀어 두면 편심 갈래가 드러납니다. 각 단계 사이에 한 시간쯤 간격을 두어야 어느 단계에서 젖기 시작했는지 구분됩니다. 순서를 지키면 네 경로가 두세 시간 안에 하나로 좁혀집니다.

조적 욕조(구축 아파트)의 방수·줄눈 노후
압구정·반포의 준공 30~40년 단지는 욕조가 벽돌 조적에 타일 마감인 집이 많습니다. 조립식 욕조는 물이 담기는 그릇이 한 덩어리지만, 조적 욕조는 타일 줄눈 수백 개가 그릇 역할을 합니다. 줄눈 하나가 갈라져도 물이 방수층에 닿고, 방수층마저 삭았으면 벽돌 사이로 스며 바닥 슬래브로 내려갑니다. 채워 두기 시험에서 수위가 내려가면서 아랫집이 젖는 집은 거의 이 유형입니다.
줄눈 상태는 눈으로 어느 정도 읽힙니다. 줄눈 색이 군데군데 어둡게 변했거나, 타일을 두드렸을 때 속이 빈 소리가 나거나, 욕조 안쪽 모서리 타일이 들떠 있으면 방수층까지 물이 들어간 지 오래된 것입니다. 이 상태면 줄눈만 다시 채워도 오래가지 않습니다. 반대로 줄눈이 고르고 수위가 그대로면 조적 욕조라도 방수층은 살아 있으니 트랩·편심·실리콘 쪽으로 눈을 돌립니다.
욕조 수전·편심에서 벽 뒤로 새는 물
욕조 수전은 벽에 매립된 냉온수 급수구에 편심으로 물려 있습니다. 편심 패킹이 삭거나 급수구 이음부가 새면 물이 타일 뒤로 들어가 욕조 뒤 벽과 바닥이 만나는 자리에 고이고, 욕조 앞 마감(에이프런)을 떼어 보면 안쪽 벽 하단이 젖어 있습니다. 수전을 틀 때만 젖고 물을 채워 둘 때는 멀쩡하다면 이 갈래입니다. 수전 자체의 카트리지·전환밸브 누수는 욕조 안으로 떨어져 배수구로 빠지므로 아랫집과 무관하고, 그 구분은 수전(수도꼭지) 누수 · 교체 페이지에서 다룹니다.
편심 뒤 벽 속인지 확인하려면 편심을 풀고 급수구에 압력을 걸어 청음으로 벽 안을 듣습니다. 여기서 소리가 나면 편심 주변 타일 한두 장을 열어 이음부를 잡고, 욕조는 그대로 둡니다. 욕조를 들어내지 않고 끝나는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실리콘 재시공으로 끝나는 경우와 욕조를 들어내는 경우
실리콘으로 끝나는 조건은 셋입니다. 채워 두기 시험에서 수위가 그대로고, 흘려보내기에서 안 새고, 벽으로 물을 튀길 때만 젖는다. 이때는 실리콘을 걷어내고 그 밑 줄눈 상태를 확인한 뒤 곰팡이 방지 실리콘으로 다시 채웁니다. 트랩 연결부가 원인이면 욕조 옆 점검구가 있는 집은 그 안에서, 없는 집은 에이프런을 떼고 트랩 부속을 교체합니다. 이 둘은 욕조를 그대로 두고 끝납니다.
욕조를 들어내는 범위는 조적 욕조 방수층이 삭아 수위가 내려가는 경우와, 조립식 욕조 아래 바닥 방수가 깨져 트랩을 바꿔도 젖는 경우뿐입니다. 이때는 욕조 철거·방수·재설치가 이어지는 공사가 되므로 비용이 갈리는 기준도 여기서 크게 나뉩니다 — 실리콘·트랩 부속 교체인지, 편심 주변 타일 한두 장인지, 욕조 철거인지. 금액은 시험 결과를 보고 현장에서 확정해 말씀드립니다. 잠원·청담 리모델링 세대는 욕조를 조립식으로 바꾸면서 바닥 방수를 다시 잡지 않은 경우가 있어 신축이라도 방수층 갈래를 배제하지 않습니다.
범위 밖 — 욕실 전체 방수공사·타일 재시공은 별도 공정
저희가 하는 일은 네 경로 중 어디인지 특정하고, 실리콘·트랩·편심처럼 좁은 범위의 원인을 잡고, 아랫집 협의에 쓸 근거를 남기는 것까지입니다. 욕실 바닥 전체 방수공사, 타일 전면 재시공, 욕조 교체 자체는 별도 공정이라 범위를 확인한 뒤 그 공사로 넘기실 수 있게 안내드립니다. 방수층 수명 전반은 욕실 방수층에도 수명이 있습니다 가이드에, 아랫집에서 연락이 왔을 때의 순서는 아랫집에서 물이 샌다고 연락이 왔을 때 가이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욕조 실리콘만 다시 쏘면 되나요?
물을 채워 두었을 때는 안 새고 샤워하면서 벽으로 물이 튈 때만 새는 유형이면 테두리 실리콘 재시공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실리콘 아래 타일 줄눈이나 욕조 뒤 벽 방수가 같이 삭은 집은 실리콘을 새로 쏴도 몇 달 뒤 같은 자리가 젖습니다. 실리콘을 걷어낸 뒤 그 밑 줄눈 상태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조적 욕조는 무조건 뜯어야 하나요?
아닙니다. 조적 욕조도 배수 트랩 연결부나 수전 편심이 원인이면 점검구나 편심 주변 타일 한두 장만 열어 잡을 수 있습니다. 욕조 바닥 방수층 자체가 삭은 경우에만 욕조를 들어내는 범위가 되고, 그 판단은 물 채워 두기 시험에서 수위가 내려가는지와 아랫집 젖는 시점으로 가릅니다.
샤워만 해도 새는데 욕조 문제인가요?
욕조에 물을 안 받고 샤워만 했는데 아랫집이 젖으면 욕조 배수 트랩·욕실 바닥 배수구·벽 속 수전 편심 셋 중 하나입니다. 욕조 안에 서서 샤워한 물이 트랩으로 빠지면서 새는지, 욕실 바닥으로 흘러 바닥 배수구에서 새는지, 물을 틀 때 편심 뒤에서 새는지는 각 자리에 물을 따로 부어 보면 갈립니다.
욕조 누수 확인에 며칠이 걸리나요?
물 채워 두기 시험은 두세 시간이면 수위 변화가 보이고, 흘려보내기 시험은 그 자리에서 결과가 나옵니다. 다만 아랫집 천장에 물이 나타나기까지 반나절에서 하루가 걸리는 집이 있어, 시험 뒤 아랫집 확인까지 포함하면 하루 이틀로 보시면 됩니다. 저희가 방문하면 열화상·청음으로 아랫집 반응을 기다리지 않고 당일 갈립니다.